장롱면허라면 자차로 방문 운전연수 받지마세요

방문 운전연수 자차 후기

 

저는 10년 전쯤 20대 초반에 면허를 따고서 한 번도 운전을 안 해본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일과 집만 병행하면서 살다 보니깐 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왔더니 버스도 잘 안 다니고 (주말에는 거의 40분에 1대씩 다님...) 병원을 가려고 해도 걸어서 가면 가는데만 한 시간 정도 걸리니깐 도저히 생활이 불편해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운전연수를 받아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다 방문운전연수라는 걸 알게 됐고 자차로도 배울 수 있으며 가격 또한 엄청 저렴해서 아, 이거다! 싶어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질렀습니다. 

 

제가 연락한 곳은 네이버블로그로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자동차 연수비용은 자차로 배우면 25만 원, 학원차로 배우면 28만 원, SUV로 배우면 30만 원이고,  총 10시간 교육으로 하루 2시간씩 5일 동안 운전연수를 받게 됩니다. 

 

 조건도 너무 좋고 실제로 운전하고 다닐 차량으로 교육을 받으면 운전연수 끝나고 혼자 끌고나가도 덜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자차로 10시간 연수를 받기로 했습니다만 결과만 알려드리자면 네, 망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교통사고가 날 수 있을 거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어야 됐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하고 사고 난 다음에야 자책하고 있습니다.

 

 제가 교통사고 난 다음에 제일 후회되는게 왜 저렴하다고 방문 연수를 선택했고, 왜 하필이면 자차로 연수를 받았을까 정말 생각이 짧아도 너무 짧은 아주 똥 멍청이라면서 엄청 후회하고 있습니다.

 

 자차로 운전연수 받다가 사고 나면 전부 내 책임

 제가 왜 자기 차로 운전연수를 받지 말라고 강조하냐면 교통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연수받는 사람이 떠안기 때문입니다. 운전을 알려주는 업체는 전혀 책임이 없어요. 그중에서도 왜 장롱면허를 콕찝어서 언급했냐면 저처럼 운전면허를 딴지 오래됐고, 딴 이후로 운전해본 적이 거의 없다면 그냥 운전면허 안 딴 거랑 똑같은 지식수준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확률이 높아요.

 

 운전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처음 운전을 하면 핸들이나 엑셀, 브레이크 밟는 감이 전혀 없습니다. 나는 아니겠지, 강사가 옆에 있으니깐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저처럼 됩니다^^ 

 내차로 운전연수를 받다가 사고가나면 내가 가입한 자동차보험회사에서 처리를 해야 되고, 그럼 보험료 할증이 붙고, 운전 연수해주던 강사도 치료해줘야 합니다. 그럼 방문 운전연수 업체는 뭐하냐고요? 아무것도 안 합니다. 연락도 안옵니다. 교육해주던 강사도 아예 연락이 없습니다. 나는 내 시간, 내 건강, 내 돈 다 날렸는데 괜찮냐는 연락 한번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교육받은 업체가 불법이라는 걸 몰랐는데 운전학원 외에는 모든 사설 업체가 불법이라고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니깐 알면서도 받으려는 분도 아마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최악의 상황을 한번 가정해 보시겠어요? 내가 운전연수는 받는 도중에 교통사고가 났고, 최악 중의 최악으로 사람을 차로 들이받았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물론 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더라고요. 

 

 저는 자차로 운전연수 받을 때 안전장치도 없었습니다. 블로그에 홍보 글을 봤을 때는 자차 안전장치 설치 후 운전한다고 했는데 그런 거 없었어요. 후기도 꽤 많아서 진짜 잘 가르치나 보다 싶었는데 이젠 그 후기도 못 믿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교육해주던 강사의 태도가 정말 형편없었습니다. 가장 싫었던 점은 운전연수에 필요도 없는 잡담이 거의 80%였다는 겁니다. 저렴한 맛에 도로 나갈 수 있게 된 게 어디냐면서 좋게 좋게 넘어가던 제정신머리가 문제였어요. 

 

 자차 방문 운전연수 경험자로써 말씀드리는 건데 저처럼 싼맛에 하려고 하지 마세요. 10~20만 원 더 주고 자동차 운전학원에 가서 운전연수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운전학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사고로 몸이 아프고 나서야 안전이 제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방문 운전연수 받고 싶다면 이것만은 꼭 확인하자

 그래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방문 운전연수를 받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확인해주세요.

 

1. 운전연수는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운전연수는 교육해주는 강사가 제일 중요합니다. 저를 교육해주던 분은 중년 남성이었는데 태도가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지각을 매번 했습니다. 1시간 늦게 온 날도 있었어요. 운전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한테 계속 운전과 관련 없는 말을 겁니다. 안 그래도 잘하고 있는 건지 집중도 안되는데 농담을 걸어요. 그 강사분은 목숨이 여러 개 되는 줄 알았어요. 내가 쌩초보에 안전장치도 없는데 뭘 믿고 그러지? 싶었어요. 

 

불친절하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시간 떼우다가 간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좋은 강사를 만났던 분들 후기를 보면 꿀팁도 알려주고 불법이라고 해도 이게 훨씬 괜찮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너무 별로였어요. 50분 운전 10분 휴식이라면서 중간에 담배 피우고 차로 들어오는 것도 너무 싫었고요. 2시간인데 그걸 못 참나 싶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빨간불에 서있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론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안하시더라구요. 그저 좌회전, 우회전, 어기서 오른쪽 끼어들기, 왼쪽으로 끼어들기 이런 말 외에는 다 잡담이었어요. 

 

 운전연수 받을 때 첫날 알려주는 강사가 마음에 안 든다면 바로 변경을 요청하세요. 그 강사밖에 배정이 안된다고 하면 억지로 배우지 마시고 그날 하루치만 입금하고 끝내세요. 자동차 운전연수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2. 학원차로 운전시 면책금을 확인하세요

 운전학원이라고 이름이 붙지 않는 곳은 전부 불법이라고 합니다. 그런 사설 업체에서 운전연수를 신청하셨다면 자차는 무조건 피하시고 학원차를 염두에 두셔야 되는데 이것도 사고 날 때 문제가 많습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면책금이라고 자기 부담금을 내야 되는데 자동차 운전학원은 10만 원만 내면 된다고 합니다.(이것도 운전학원 등록한다면 맞는지 꼭 확인하기!)

 

 하지만 불법 운전연수 업체의 경우에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있으나 사고 과실에 따라서 면책금이 다르게 부과된다고 적혀있습니다. 또 업체에서 보험에 들어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고가 나면 운전연수 업체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또 금액을 얼마나 요구할지도 모르고, 무엇보다도 교통사고 나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 되는데 보험에 제대로 가입이 안되어 있다면 치료받기도 어렵습니다. 보험 가입 유무 확인 및 최대 면책금이 얼만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시내주행과 주차만 연수받으세요.

 자동차를 끌고 자주 다니는 장소 위주로 도로주행 연수를 받으세요. 마트, 병원, 직장 등 내가 처음에 차를 끌고 다닐 목적지 위주로 연수를 받으시고, 고속도로나 복잡한 장소를 되도록 피하세요. 그리고 한적한 곳에서 연수를 받으세요. 반복적으로 내가 다닐 장소 위주로 운전연수를 받으세요. 운전연수로 한번 그 장소에 가봤다고해서 내가 혼자서 그 장소에 갈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초보자는 긴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고, 사고 대처능력이 떨어져서 조그만 변수에도 크게 당황해서 사고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로 내가 사용할 목적지로 강사와 함께 반복적으로 연습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주차도 강사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고 혼자 공터에가서 수십 번 연습하셔야 합니다. 한적한 주차장이 있다면 그곳에서 주차 연습을 해보세요. 반복만이 살길이더라고요. 초반에는 욕심을 버리고 시내 위주로 돌아다니세요. 그게 가장 사고 확률을 줄이면서 차와 친해지는 지름길인 것 같아요.

 

 초보자 주제에 니가 뭘 안다고 아는 척이냐면서 아니꼽게 생각하지 마시고, 초보자이기 때문에 초보자의 관점으로 초보자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말씀드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운전연수를 지인에게도 받아봤는데 운전을 오래 한 사람들은 운전이 참 쉽다고 말합니다. 그들도 처음부터 운전이 쉬웠을까요? 지금이야 익숙하니깐 괜찮은 거지 그들도 처음에는 어려웠을 겁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던지 조심 또 조심해서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사고 그거 한순간이더라고요. 

 

4. 기본이론은 공부하고 운전연수 받으세요.

 운전연수 완전 기초부터 알려주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브레이크, 엑셀, 기어 넣기, 방향지시등, 사이드미러 이렇게만 알려주시더라고요. 정말 딱 지금 운전연수에서 필요한 것들만 알려주고 바로 도로로 나갔습니다. 도로 나가서도 점선은 무엇인지 실선은 무엇인지, 유턴은 어느 순간에 해야 되는지 그런 거 제가 물어보지 않으면 일절 얘기 안 해줍니다. 

 

 그저 좌 외전, 우회전, 차선 변경하는 경우에만 해줍니다. 제가 만난 강사가 진짜 최악이었던 걸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연수받으면서 느낀 건데 2시간이 진짜 금방 갑니다. 운전을 하는 순간에는 브레이크와 엑셀 밟는 강도 조절 법을 익히고, 핸들링을 익히면서 깜빡이 켜주면서 차선 변경하고 주행하는 것만 해도 벅찹니다. 이론적인 부분을 익힐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물론 강사도 그런 걸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였지만요. 

 

 저는 운전연수받기 전에 '초보운전 특급 과외'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론 공부를 했습니다. 기어 넣는 법부터 시작해서 좌회전하고 우회전하는 법, 주차하는 방법까지도 잘 정리되어 있고, 차 기능에 대해서도 적혀있어서 운전을 실제로 해보기 전에 워밍업으로 배우기 좋았습니다. 

 

 책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유튜브를 찾아봤고, 책에 나와있는 목차를 보면서 어떤 걸 검색해서 익히면 되는지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나름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도 이 모양 이 꼴이 났지만요ㅜㅜ 진짜 사고는 한순간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자차 방문 운전연수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안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저는 방문 운전연수를 정말 비추천합니다. 그리고 방문 운전연수 블로그 후기 적혀있는 거 잘 읽어보시면 광고 거나 업체에서 원고료를 주고 작성한 게 많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 급하거나 한적한 동네라서 위험할 게 없다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전문 자동차운전학원에서 교육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운전학원 강사들도 별로라는 글을 많이 보긴 했는데 그래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시면 아마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잘 생각하셔야 해요. 시간, 돈, 건강까지 모두 잃을 수 있습니다. 운전연수 업체는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오히려 더 열심히 운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인생 경험했다 생각하고 털어버리고 운전에 필요한 지식을 열심히 습득 중입니다. 제 글을 읽으신 분들도 모두 옳은 선택을 하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